전통 상장례 속에 다음의 3가지 <정신적 특징> 들이 들어 있다.
부모님은 우리의 존재의 근거이다. 그런데 불효로 말미암아 그만 부모님이 돌아가시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상주는 불효에 따른 죄인이다. 이러한 상주의 죄인의식은 장례절차(역복불식, 굴건제복, 외출 시 삿갓 착용 등)에서 분명히 나타난다. 상장례의 다양한 의식절차는 이러한 불효를 만회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다. 따라서 지극정성으로 돌아가신 부모를 모셔야 한다.
속담 중에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이승에서의 생명의 소중함을 귀히 여기고 죽음을 거부한다는 반증이다. 운명을 하게 되면 바로 염습을 하지 않고 3일을 기다렸다. 이것은 소생을 바라는 기다림의 미학이다. 한편 죽음은 동시에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 때문에 시신을 묶고, 결관을 하고, 땅 속에 감춘다(葬(장)-藏(장)). 그리고 평소 고인이 쓰던 옷이나 물건들도 모두 불태워 없애버림으로써 공포의 대상인 죽음에 대한 일체의 흔적을 없애버린다.
전통 상장례의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는 곡을 통한 <Catharsis> 의 만끽이다. 『주가가례』나 『사례편람』에 보면 장례절차 속에서 < 곡진애(哭盡哀) >라는 말이 수시로 등장한다. 슬픈 마음이 깃들면 마음껏 곡을 하여 슬픈 마음을 다 토해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Catharsis>를 맛봄으로써 심리치유를 하라는 것이다.